한 줄의 斷想
[22513]1인 가구 증가에 불황까지 겹쳐 컵라면이 봉지 라면보다 성장세가 훨씬 가파르다.
ironcow6204
2025. 1. 13. 10:27

컵라면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작년 국내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고 올해는 1조386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10억개가 팔린 셈이다.
10분 안에 1000원 안팎으로 한 끼를 해결해 주는 컵라면은 경기 불황일 때 잘 팔리는 대표 식품이다.
업계에선 “값이 싸고 간편해 1997년 외환 위기, 2008년 리먼 사태를 비롯해 경기가 안 좋을 때마다 매출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아직 국내에서 봉지 라면과 컵라면 판매 비율은 7대3 정도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에 불황까지 겹쳐 컵라면이 봉지 라면보다 성장세가 훨씬 가파르다.
이런 소비자들을 겨냥해 식품 업계는 봉지 라면으로 팔던 제품을 컵라면으로도 내놓고, 800원짜리 초저가형 컵라면, 양을 8배 늘린 컵라면까지 내놓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식품 업계 대부분이 고전하지만, 컵라면 매출은 최근 10년 사이 약 2배로 늘었다.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4년 6741억원이던 컵라면 매출은 올해 1조386억원까지 올라섰다.
성장 속도만 보면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봉지 라면보다 컵라면이 빠르다.
봉지 라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22년엔 10.4%, 작년에는 4% 늘었지만, 컵라면은 2022년 15.7%, 작년 7.4% 증가했다.
컵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농심 제품들도 최근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보면 김치사발면이 12.6%, 육개장사발면은 9.1%, 신라면 용기면은 5.9%를 기록했다.
컵라면 시장이 확대되자 라면 업체들은 잇따라 봉지 라면 제품을 컵라면으로도 내놓고 있다.
농심은 주력 상품인 신라면블랙, 짜파게티 더블랙을 전자레인지에서도 익힐 수 있는 용기 면으로 만든 ‘신라면블랙사발’ ‘짜파게티 더블랙 사발면’을 내놨다. 마라 맛과 매운맛 컵라면도 잇따라 시장에 등장했다.
올해 오뚜기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대파열라면’을 내놨고, 팔도는 종전 왕뚜껑에 마라 맛을 합친 ‘마라맛 킹뚜껑’, 삼양식품은 ‘간짬뽕 엑스 컵라면’을 출시했다.
소비자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닌데 컵라면 매출이 왜 늘었을까.
업계에선 컵라면이 대표적 불황 식품이라는 점을 주목한다.
외식 물가가 치솟고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빠르고 싸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컵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라면 업체 관계자는 “인건비, 원재료 인상으로 김밥 한 줄에 5000원, 분식집 라면 한 그릇에 4500원이 일반화해 컵라면만큼 가격 대비 만족도가 뛰어난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