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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외국인 선수들은 1년 계약만 할까?

ironcow6204 2025. 1. 11. 12:45

 

 

[스포츠 포커스]왜 외국인 선수들은 1년 계약만 할까

구단, 부상 등 위험에 다년 꺼려
선수는 한국을 발판으로 생각
1년 단위로 재계약하거나 이적

 


두산은 내년에 뛸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새 얼굴로 바꿨다. 
왼손 투수 콜 어빈, 오른손 투수 토마스 해치에 이어 좌타자 제이크 케이브와 계약했다. 
MLB(미 프로야구)에서 뛴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총 300만달러(약 42억원)를 쓴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조항을 걸지 않고,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 한도 금액인 100만달러(약 14억원)씩을 전액 보장했다.


키움은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재계약하지 않고, 이들이 자유롭게 다른 구단에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올해 130만달러를 받았던 후라도(10승 8패)가 다른 구단에 가려면 ‘신규 외국인’ 자격이 되므로 100만달러 한도라는 제약을 감수해야 한다. 
올해 80만달러를 쥐었던 헤이수스(13승 11패)는 내년 보장액 100만달러를 제시한 KT와 사인했다. 
키움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 헤이수스나 후라도와 재계약하려면 연봉을 올려줄 수밖에 없었으나 새로 케니 로젠버그를 80만달러에 잡으면서 비용을 줄였다.

 

<데 헤이수스, 콜 어빈>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엔 외국인 선수 3명에 대한 샐러리 캡(연봉 상한액)이 있다. 
연봉, 계약금, 인센티브, 이적료 등을 포함해 총 400만달러(약 56억원)다. 
예외적으로 기존 선수와 재계약할 때 연차에 따라 총액 한도를 10만달러씩 늘릴 수는 있다.


수년 동안 국내 리그에 계속 몸담으며 연봉을 높여가는 ‘장수 외국인’은 희소해지고 있다.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가 부진에 빠지거나, 태업하거나,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할 위험은 늘 존재한다. 
각 구단은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1년 단위 계약을 한다. 
다년 계약으로 선수에게 거액을 보장했다가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손해를 보게 된다.


한국에 처음 오는 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초반인데, 이들은 다년 계약에 별 관심이 없다. 
KBO 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인 뒤 미국으로 복귀하거나, 한국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일본 리그에 가고 싶어한다. 
실제로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상 투수) 등 한국에서 활약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성공한 ‘역수출’ 사례가 늘고 있다. 
수도권 A팀 관계자는 “국내에서 활약하다 기량 하락기에 접어든 선수 중에선 가족과 지내기 좋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고 다년 계약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구단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