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391]은퇴 후 전문 기술 없이 자영업을 시작한 영세 창업주들을 노리는 이른바 ‘꾼’들도
ironcow6204
2024. 10. 22. 08:39

“전문 기술 없어도 바로 창업 됩니다. 오늘 계약하면 가맹비 500만원 할인 혜택 드려요.”
지난달 말 서울 양천구에서 열린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사업설명회.
한 달에 3회씩 수시로 본사 직원이 예비 창업자들을 모아두고 창업 비용과 수익, 입지에 대한 설명을 1시간가량 진행하고 있다.
이날 해당 직원은 “전국 곳곳에 우리 매장 90여 곳이 있는데, 한 달 매출 평균은 3900만원이고, 마진율만 따지면 업계 최대 수준”이라며 창업을 유도했다.
또 직원은 퇴직 후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외식업 경력이나 특별한 기술 없이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카페를 여는 데 드는 창업 비용은 50㎡(약 15평) 기준 7750만원이었다.
가맹비와 점주 교육비, 설계비, 인테리어 시공비, 가구와 간판 등이 포함돼 있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실제 창업 비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임대료, 시설 설치비, 주방기기 비용 등은 별도였다.
한 예비 창업자가 “모든 가게가 일률적으로 같은 비용이 드는 것이냐”라고 묻자, 직원은 “우리가 안내해 준 좋은 입지에 가게를 열수록 가격은 싸진다. 허름한 곳 가면 인테리어 비용이 더 들지 않겠나”라고 하기도 했다.
직원은 “오늘 바로 계약을 하면 한시적 할인으로 가맹비 500만원을 깎아 주겠다”고도 했다.
타 업체와 비교하며 창업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 직원은 “저가 커피로 유명한 A업체는 창업 비용만 2억5000만원 이상인데, 매출이 아무리 높아도 우리만큼 수익 못 가져간다”고 했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공격적인 예비 창업주 모집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 기준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전년보다 7만4000명 증가한 207만3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 속 은퇴 후 전문 기술 없이 자영업을 시작한 영세 창업주들을 노리는 이른바 ‘꾼’들도 넘쳐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