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346]대도시에서도 식료품점과 주거지가 멀리 떨어져 있어 발생하는 ‘식품 사막화’를 겪는
ironcow6204
2024. 9. 23. 10:09
서울 성북구 북한산 자락의 한 주택가. 이곳은 높은 지대에 있어 거주하는 일부 주민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부른다.
고기나 과일, 채소 등 신선 식료품을 사려면 비탈길을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본지 기자가 고령자가 거주하는 한 주택에서 출발해 가장 가까운 거리의 마트까지 걸어가 보니 경사가 심하고 계단이 많아 약 20분이 걸렸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마트에 도착했을 때는 온몸에 땀이 나 가방 끈까지 젖었다.
주민 이모(83)씨는 “장을 자주 못 봐서 평소에는 밥에 마른 반찬을 주로 먹는다”며 “요즘같이 더운 여름에는 이른 아침이나 해 진 뒤 장 보러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식료품점과 주거지가 멀리 떨어져 있어 발생하는 ‘식품 사막화’를 겪는 지역이 있는 것으로 31일 나타났다.
식품 사막이란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주변에 없는 지역을 뜻하는 학계 용어다.
지난해 구자용 상명대 공간환경학부 교수 연구팀은 서울시에서 주거지로부터 500m 이내에 식료품점이 한 곳도 없는 ‘식품 사막’이 시민 거주 지역 가운데 2.2%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식품 사막 지역은 대부분 북한산과 관악산 등 자연 녹지 주변에 위치한 지역”이라며 “또한 은평구, 강서구, 구로구 등 서울시 외곽 지역에도 식품 사막이 주로 분포하고 있다”고 했다.
학계에서는 ‘식품 사막’을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평균 소득이 비교적 낮은 지역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관악구에서 주민 김모(88)씨가 쪽파 두 단 등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2도를 넘은 이날 김씨 집에서부터 장을 본 시장까지 걸어서 약 20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