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선 32종목 329세부경기가 열린다. 비보이·비걸들이 힙합 음악에 맞춰 춤 대결을 벌이는 브레이킹 종목이 올림픽 무대에 처음 등장한다. 어떤 종목을 올림픽에 포함할지 또는 뺄지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결정한다.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려면 우선 조건이 있다. 해당 종목을 관할하는 국제 연맹이 올림픽 헌장을 준수하고 IOC 승인을 받아야 하며, 세계 반(反)도핑 규정을 따라야 한다.
<1920년 벨기에 앤트워프 올림픽 당시 줄다리기 종목 출전 선수들이 줄을 당기고 있는 모습.>
올림픽 프로그램 위원회가 각 종목을 분석·평가해 IOC 이사회에 추천하는데, 여기에 더해 2020 도쿄 올림픽부터는 해당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일부 종목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올림픽에 젊음과 혁신, 유연성을 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서핑, 가라테, 스포츠 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야구·소프트볼을 제안해 승인받았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대회 조직위가 제안한 서핑, 스포츠 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와 브레이킹 경기가 열린다.
4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선 크리켓, 플래그 풋볼, 야구·소프트볼, 스쿼시, 라크로스가 대회 조직위 제안에 따라 추가될 예정이다. 야구는 7년, 라크로스는 120년, 크리켓은 128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하게 된다. 플래그 풋볼과 스쿼시는 올림픽 데뷔 무대다. IOC는 경기 형식, 정상급 선수들 참가 여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국가 수, 세계선수권대회 티켓 판매량과 미디어 노출, 개최국에서 얻는 인기와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종목 채택과 퇴출은 IOC 총회에서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1896년 근대 1회 올림픽에선 9종목(체조·사이클·펜싱·육상·역도·수영·테니스·사격·레슬링)이 열렸다. 축구·승마·조정이 1900년, 농구 1936년, 유도 1964년, 탁구 1988년, 배드민턴 1992년, 태권도가 2000년에 올림픽 종목으로 데뷔했다. 한 번 데뷔했다고 영원히 올림픽 종목 지위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골프 경기는 1900·1904년에 열린 뒤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112년 만인 2016년에 돌아왔다.
과거 올림픽에서 볼 수 있었던 경기 중에는 줄다리기도 있었다. 1900년부터 1920년 사이에 다섯 번의 올림픽에서 줄다리기 경기가 치러졌다. 한 팀은 5~8명으로 구성됐고, 미국·영국·스웨덴 등이 금메달을 땄다. 상대 팀 선수들이 강철 스파이크 박힌 신발을 신었다고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밧줄타기는 체조 종목 일부로 1896·1904·1924·1932년에 열렸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 미국 선수 조지 아이저가 왼쪽 다리에 나무로 된 의족을 달고 이 종목 금메달을 땄다. 수상 모터스포츠는 1908년 런던 올림픽에 딱 한 번 등장했다. 당시 모터보트 경주가 열렸는데, 그 이후로 모터보트를 비롯한 모터스포츠는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적이 없다.
피겨스케이팅은 한때는 하계 올림픽 종목이었다. 1924년 동계 올림픽이 창설되기 전인 1908년 하계 올림픽에서 올림픽 종목으로 데뷔했다가 동계로 이적했다. 밥 바니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명예교수(올림픽 역사학자)는 NBC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IOC는) 무언가 시도해서 잘되면 받아들이고 개선하며 계속 이어가고, 잘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