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335]염소 고기 업주들은 개고기 금지법 통과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ironcow6204
2024. 9. 9. 10:41
초복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점심 시간.
‘보신탕 거리’로 유명한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가게엔 손님이 3명뿐이었다.
45년 동안 보신탕집을 운영해왔다는 윤모(73)씨는 “개 식용 금지법의 위력을 실감한다”고 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통과된 이 법률은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처벌은 2027년까지 유예되지만 윤씨는 “3년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대목인데… 텅 빈 보신탕 골목 -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보신탕 골목. 무더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개고기 도매점을 운영 중인 A씨는 담배를 피우며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
A씨는 “복날이나 다른 날이나 사람이 없기는 매한가지”라고 했다.
청량리역 인근에서 50년 넘게 보신탕집을 해온 배모(75)씨도 “예전 복날엔 직원을 5명까지 고용했는데 올 복날은 집사람과 나 둘이서도 일손이 남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개고기 마니아’들이 복날 보양(保養)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개고기가 떠난 자리를 염소 고기가 채웠다.
1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의 한 염소 전문점에서 점심을 먹은 손님들이 “잘 먹고 갑니다”라며 배를 툭툭 쳤다. 30개가량 식탁은 손님들이 비우고 간 그릇으로 가득했다.
이정교(76·경기 김포)씨는 “옛날엔 개고기를 더 즐겼는데 금지법도 통과됐고 사회적 인식도 변했으니 먹기가 좀 그렇다”며 “염소 고기도 담백하고 기력 보충에도 좋아 자주 먹으러 다닌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한 염소 고깃집의 염소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