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195]정부는 한시적으로 사과를 수입하는 것도 병해충 유입 우려 때문에 불가하다고

ironcow6204 2024. 5. 27. 10:55

 

 

 

정부가 할인을 지원해 사과 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금(金)사과’ 논란은 여전하다. 
이에 소비자들은 “다른 과일처럼 사과도 수입하면 안 되느냐” “한시적 수입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병충해 우려 때문에 검역 심사 절차를 축소하기 어렵다는 게 주요한 이유다. 
농가 반발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넘게 뛰어 처음으로 10kg당 9만원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는 모습.>


사과는 현재 11국과 수입 협상이 진행 중이다. 
1989년 호주를 시작으로 일본, 독일, 미국 등이 수입을 신청했지만 8단계로 구성된 ‘수입 위험 분석 절차’를 통과한 경우가 없다. 
이 절차는 외래 병해충의 국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검역 심사다. 
검역 당국은 일본과 1992년부터 사과 수입 협상을 진행했지만, 일본에서 서식하는 나방류 관리 문제 때문에 2011년 협상이 사실상 중단됐다. 
현재는 독일과 사과 수입 협상을 1순위로 진행하고 있는데, 사실상 위험 평가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상태다.


“지금이라도 사과 협상을 빨리 진행하면 안 되느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는 “어렵다”고 한다. 
사과를 1순위에 둔다고 하더라도 안전 문제를 고려하면 임의로 절차를 생략하거나 단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과거 중국산 체리의 경우 3년 8개월 만에 수입이 결정됐다. 
정부는 “한국과 중국 모두가 체리 수출입을 원하는 상황이었고 양국 검역 전문가가 ‘병해충 관리 대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빨리 결론이 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사과를 수입하는 것도 병해충 유입 우려 때문에 불가하다고 한다. 
과실파리류, 입말이나방 등이 사과 표면에 묻거나 상자에 포함돼 국내로 들어오면 우리나라 대표 수출 농산물인 파프리카, 배, 딸기 등의 수출 길이 막힐 수 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병해충은 한번 들어오면 해결이 잘 안 되고 방제 비용도 매년 수백억 원씩 든다”고 했다.


농가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사과 농민들은 “사과를 수입하면 값이 폭락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안 그래도 힘든 사과 농가들은 대거 사과 재배를 포기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국산 사과가 더욱 귀해져 가격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정부가 농가 눈치를 보느라 일찌감치 사과 수입에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대형 마트에선 “사과 판매량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고 한다. 
전 연령대에서 자주 찾는 ‘국민 과일’이다 보니 수요가 탄탄하고, 이 때문에 ‘못난이 사과’와 같이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물건을 내놓더라도 잘 팔린다는 분석이다. 
다른 과일에 비해 보관이 상대적으로 쉬워 6개월 이상 저장할 수 있어 못난이 사과 등을 어느 정도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