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093]가상화폐의 원조이자 상징인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 미국 금융 당국의 승인을
ironcow6204
2024. 3. 4. 10:40
가상화폐의 원조이자 상징인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 미국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로 이름만 알려진 개발자가 중앙은행이 내는 화폐를 대체한다며 처음 내놨다.
이후 15년 만에 글로벌 금융시장 심장부인 미국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자산으로 공인되면서 제도권에 편입된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승인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휴대 전화 화면은 SEC 공식 사이트 내 관련 게시글.>
10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11개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했다.
ETF는 증시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다.
이 펀드엔 주식뿐 아니라 금, 원유 등 원자재를 비롯해 다양한 자산을 담을 수 있다.
비트코인 ETF를 사면 비트코인을 담은 펀드를 사는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는 것과 같다.
그간 비트코인에 투자하려면 가상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만들고 디지털 지갑에 보관해야 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기존 증권 계좌에서 비트코인이 포함된 ETF를 주식처럼 사면 되는 것이다.
다만 한국에선 금융 당국이 증권사들이 비트코인 ETF를 중개하는 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어 거래가 어려울 수 있다.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는 등의 혼란 속에 기존 금융과 화폐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던 때였다.
그때 기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를 대체한다며 ‘이단아’처럼 나온 게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개발자가 만들어 2009년 1월 처음 발행됐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중앙은행의 권위가 없이도 충분히 화폐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15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화폐가 될 것이라는 처음의 목표는 사라지고, 미국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면서 금처럼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는 일이 벌어졌다.
또 중앙은행이나 정부에서 벗어나겠다는 ‘탈중앙화’ 이상도 어느덧 희미해지고, ETF를 통해 기존 금융 제도권에 편입되는 역설적 상황이 됐다.
영국 BBC 방송은 10일 “가상화폐는 탈중앙화를 외치며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사토시 나카모토도 비트코인을 처음 세상에 내놓았을 때 미국 달러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모습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거래된 것은 2010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남성이 비트코인 1만개로 피자 두 판을 주문한 사례다.
당시 피자 값이 41달러였으니 비트코인의 가치는 당시 개당 0.0041달러(약 5원)였다.
하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비트코인은 거래 수단이라기보다는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투기 수단으로 여겨졌다. 가격 널뛰기가 워낙 심해 안정적인 거래 중개 수단이 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 고객센터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된 가상 화폐 시세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지난 1년간 160%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