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090]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동에서도 냉동 김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ironcow6204
2024. 2. 29. 11:07
“1인당 2개까지만 살 수 있어요.”
지난해 11월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한 대형 마트 김밥 진열대에 이런 쪽지가 붙은 사진이 올라왔다.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냉동 김밥의 인기를 보여준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산 냉동 김밥은 미국 대형 마트인 ‘트레이더조’와 한인 마트 ‘H마트’ 등에 납품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동에서도 냉동 김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냉동 김밥을 비롯해 즉석밥과 냉동 비빔밥 등 ‘쌀 가공품’ 수출액은 9778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의 4650만달러와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로 뛰었다.
<18일 경남 하동군 복을만드는사람들 공장에서 직원들이 김밥을 말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경남 하동군에 있는 높이 8m, 면적 600평 규모 복을만드는사람들(복만사) 공장에선 작업자들이 직접 만 김밥을 급속 냉각기에 넣고 있었다.
40분쯤 지나자 꽁꽁 언 ‘우엉유부 냉동 김밥’이 나왔다. 이렇게 얼리면 최대 12개월간 보관이 가능하다.
복만사는 2020년 국내 최초로 홍콩에 냉동 김밥을 수출했다.
지금은 미국, 영국, 카타르, 인도네시아 등 19국에 수출하고 있다.
복만사 외에 경북 구미시 올곧 등 냉동 김밥 수출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냉동 김밥이 수출 상품이 되기까진 복만사가 2018~2020년 약 2년간 들인 연구개발(R&D)이 바탕에 깔려 있다.
조은우(43) 복만사 대표는 냉동 김밥을 들어 보이며 “간편한 한 끼 식사용이지만, 그 안엔 각종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 ‘노리마키(김말이)’란 이름으로 냉동 김밥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 김밥을 냉동해 팔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냉동 김밥은 일반 김밥을 얼릴 때 생기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해야 했다.
물이 얼면 부피가 커진다. 그래서 냉동 김밥은 ‘옆구리 터진’ 김밥이 되기 일쑤였다.
복만사는 시행착오를 거쳐, 오이처럼 수분이 많은 식재료는 넣지 않는 방안을 찾았다. 갓 지은 밥도 냉각기에 식혀서 김으로 말았다.
전자레인지로 3분 만에 해동할 수 있도록 냉동 김밥 한 줄 가운데에 공간을 마련한 전용 용기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