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동양 용과 서양 용 가장 큰 차이점은?
ironcow6204
2024. 2. 21. 10:04
[깨알지식 Q] 동양 용과 서양 용 가장 큰 차이점은?
‘청룡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십이지신(동물 얼굴을 한 열두 신)’이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에서도 친숙해지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서도 올해를 ‘용의 해’로 주목하는 뉴스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용인데도 동양의 용과 서양의 용(dragon)은 생김새에 차이가 있다.
동양의 용은 뱀처럼 기다란 몸에 다리가 짧고, 수염이 달려 있으며 입에는 구슬(여의주)을 물고 있다.
날개는 없지만 기다란 몸을 구불구불 움직이며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반면 서양의 용은 육중한 몸통에 상대적으로 길고 튼튼한 네 다리가 있다.
박쥐처럼 날개를 푸덕이며 하늘을 난다. 입에는 구슬을 물고 있지 않은 대신 불을 무섭게 내뿜는다.
이렇게 전혀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는 것은 동양과 서양이 용을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황제의 곤룡포에 부착한 오조룡보. 권능을 상징하는 다섯 발가락의 용을 수놓았다.>
동양에서 용은 국가를 수호하고 인간을 지켜주는 신성한 존재다.
중국 옛 자전(字典)인 ‘광아(廣雅)’는 용을 “머리는 낙타 같고 뿔은 사슴 같으며, 눈은 토끼 같고, 귀는 소와 같고, 목덜미는 뱀과 같고, 배는 큰 조개처럼 생겼으며, 비늘은 잉어 같고, 발톱은 매와 같으며, 주먹은 호랑이 비슷하다”라고 묘사했다.
모든 동물의 장점만 모아 놓은 전설의 동물인 동양의 용은 머리의 뿔과 수염, 몸을 덮고 있는 비늘을 특징으로 하며 입에는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인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으로 종종 표현된다.
고대 인도 신화에도 용과 생김새가 비슷한 전설의 동물 ‘나가’가 등장하고, 중국 남부에서도 오래전부터 파충류를 숭배하는 문화가 있었다.
<옛 청나라 국기 황룡기에 그려진 용(위 사진)과 중세 유럽 가상의 나라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용.
동양문화권에서 신성함을 상징하는 용과 달리 서양에서의 용은 거대한 날개와 불을 뿜는 능력을 가진 파괴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뱀과 도마뱀 등 파충류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나라와 민생을 지켜주고 소원을 들어주는 신령한 존재로 숭배하면서 지금의 용의 이미지가 구축된 것이다.
용은 특히 농사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물의 신으로도 추앙받아 왔다.
고대 중국의 재상 관중의 저서 ‘관자(管子)’에서 용은 마음먹기에 따라 아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며, 구름 위로 솟을 수도 있고 깊은 샘 속으로 잠길 수도 있는 변화무쌍한 존재로 그려진다.
이 때문에 동양의 용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인격체로도 인식돼왔다.
여느 동물들처럼 태어나서 자라는 게 아니라 ‘인간이 되듯이 용이 되는’ 신성한 존재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해리포터 속 등장하는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