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054]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올해 12월은 한파까지 이어져 더욱 혹독한 시기라고
ironcow6204
2024. 2. 6. 11:12
지난 19일 새벽 5시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삼거리 인력시장.
체감 온도 영하 11도 추위에도 인력시장 인근 길거리는 일감을 찾아 나온 근로자 400여 명으로 붐볐다.
장갑과 마스크, 귀마개로 중무장한 이들은 거리에 서서 한두 시간씩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만을 기다렸다.
폐기름통 속 모닥불로 언 몸을 녹이던 최모(61)씨는 “추운 것보다 일감이 없는 게 더 무섭지”라고 했다.
<지난 18일 오전 5시 30분쯤 인력사무소가 밀집한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앞의 모습.
강추위에도 건설 현장 일감을 구하려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인도를 가득 메웠다.>
세밑 한파에도 일감을 찾기 위해 새벽 인력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건설 시장 불황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인력 사무소 60~70곳이 밀집한 남구로역 새벽 인력시장에는 이날 일용직 근로자가 2000여 명 몰렸다.
한 인력 사무소 관계자는 “건설 업계 불황으로 소규모 현장 공사가 중단된 탓에 강추위에도 2~3주 전과 비교해 이곳을 찾는 구직자가 약 20% 늘어났다”며 “서울에서 이곳 인력시장 규모가 가장 커 그나마 일감을 찾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일감을 찾은 근로자들은 보통 오전 7시부터 일과를 시작해 하루 평균 9~10시간을 일한다. 일당은 13만~18만원 수준이다.
이날 인력시장을 찾은 600여 명은 일감을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새벽 6시 20분쯤 근로자 모집이 마무리되자 일거리를 찾지 못한 근로자들은 “오늘도 허탕이네”라며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건설 시장이 얼어붙은 건 높은 금리와 치솟은 자재비 때문에 건설사들이 공사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올해 1~3분기 착공에 나선 건축물은 11만4743동(棟)으로 작년 동기보다 25.7% 줄었다.
특히 인력 수요가 많은 아파트 등 주택 착공 물량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14만1595가구로 전년 동기(33만997가구)보다 57.2% 급감했다.
주말이었던 지난 17일도 체감 기온 영하 18도였지만 200여 명이 인력시장을 찾았다.
새벽 5시 30분쯤 근로자 40~50여 명이 사무소 인근 거리에 모여 있었다. 몇몇은 제자리에서 뛰거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추위를 견뎠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목수 김철학(47)씨는 “일감을 찾을 때까지 6시간씩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매일같이 나와도 일하는 날은 2~3일에 한 번꼴”이라고 했다.
김씨는 “특히 일요일은 허탕 칠 확률이 높은 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