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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연료 단계적 퇴출’ 문구 놓고 끝까지 논란… 올해 COP28 왜 이랬나?

ironcow6204 2024. 1. 16. 12:21

 

 

[스피드 3Q]화석 연료 단계적 퇴출’ 문구 놓고 끝까지 논란… 올해 COP28 왜 이랬나?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했던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1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COP28은 12일 폐막을 앞두고 최종 합의문을 둘러싼 회원국들 간 갈등이 막판까지 첨예하게 벌어졌다. 
합의문 초안에는 산유국 등의 반대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이라는 문구가 빠지기도 했다. COP28이 어느 때보다 논란이 많은 기후 회의가 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Q1. 왜 이번에 갈등이 더 부각됐나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첫 회의부터 COP의 합의문 도출은 항상 어렵고 지난한 과정이었다. 
나라마다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영향이 다르고, 장·단기 해법에 대한 입장도 저마다 다르기에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COP28에서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란 기후 위기 대응 국가들의 공감대에 반하는 산유국들의 집단행동이 본격적으로 부각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통해 노골적으로 화석연료 퇴출 방해에 나섰고, 의장국인 UAE마저 거들고 나섰다. 
이번 회의 의장인 UAE의 술탄 알 자베르는 심지어 “화석연료의 단계적 사용 중단이 지구온난화를 막는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기후 과학계의 기존 합의를 부인하는 발언까지 했다.

 

 


<환경운동가 절규도 외면하고 - 11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회의장에서 ‘인도의 툰베리’로 불리는 10대 환경 운동가 리시프리야 칸구잠(12)이 “화석 연료를 끝내라. 우리 지구와 미래를 구하자”고 적힌 팻말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Q2.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중요한가

이 문구가 없으면 매년 열리는 COP가 진전은커녕 후퇴한다는 것이 주요 선진국과 태평양 도서국 등 이른바 ‘기후변화 민감국’들의 입장이다. 
2년 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석탄에 대한 ‘단계적 감축(phase down)’을 합의한 상태다. 
당시에도 상당수 국가가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 전체의 단계적 퇴출을 주장했으나, 중국·인도 등 주요 탄소 배출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의 반대로 절충을 했다.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서 이 문구를 다시 넣으려 했지만, 기후변화 피해국들에 대한 선진국들의 보상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얼렁뚱땅 넘어가 버렸다.

 

 

<11일 COP28 회의에 참석한 UAE의 술탄 알 자비르 COP28 의장. 앞서 그는 “화석 연료의 단계적 사용 중단이 지구온난화를 막는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Q3. 향후 COP 전망은?

현재 100국 이상이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동조하고 있다. 
사실상 대세지만, 산유국들의 조직적이고 집요한 저항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 회의(COP29)까지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게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세계 각국의 기후 위기 대응 태세가 느슨해진 상황에 유가 널뛰기가 겹쳤다. 
기후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국가들은 이를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로 이행을 가속화하려고 하는 반면, 산유국들은 유가의 장기 하락과 석유 의존 경제의 붕괴를 우려해 ‘화석연료와 탄소 중립을 함께 가자’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사우디의 경우 자국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비전 2030′ 프로젝트 완성 전까지는 화석연료 퇴출에 격렬히 반대할 전망이다. 
기후 격변이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도 지구의 미래보다 각 국가의 이득이 중시되는 게 국제 기후 정치의 현실이다.(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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