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973]창사 100돌 맞은 월트 디즈니, 웃을 수만은 없네
ironcow6204
2023. 12. 5. 13:02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미국의 월트 디즈니가 창사 100주년 기념일인 16일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틱톡’과 특별 축하 이벤트를 시작했다.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틱톡을 통해 디즈니 관련 다양한 동영상과 음악 등을 즐기고 캐릭터 카드 등 한정판 물품을 주고받을 수 있는 등의 팬 행사를 연다.
연중 진행되고 있는 디즈니 100주년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그런데 축제여야 할 이 기념 행사가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페이스북·X(옛 트위터) 같은 미국 소셜미디어가 아닌, 중국 소유의 틱톡과 손을 잡으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중국과 무역·안보 등 분야에서 분쟁을 겪고 있는 미국의 백악관, 육군, 뉴욕시 정부 등 여러 공공기관은 틱톡을 국가 사이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최근 잇따라 사용 금지 조치 등을 내린 상태다.
미국의 보수 논객 톰 올로한은 17일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결탁한 틱톡과 파트너십을 맺은 어둠의 연대”라고 디즈니를 비난했다.
틱톡 이벤트를 둘러싼 논란은 과도한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주의를 추구한다고 공격받아 정치권과 소비자에게 비난받고 매출 하락까지 겪은 디즈니를 둘러싼, 또 하나의 ‘100주년 소동’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디즈니는 스물두 살 월트 디즈니가 형 로이와 공동으로 ‘디즈니 브러더스 스튜디오’라는 작은 영화사를 개업한 1923년 10월 16일을 디즈니의 ‘생일’로 기념하고 있다.
이후 디즈니는 본업인 만화·영화로부터 놀이공원·방송·여행 등으로 사업 영역을 거침없이 확장하면서 세계를 주름잡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공룡 기업이 됐다.
미키마우스·미니마우스·도널드덕·인어공주 같은 유명한 캐릭터도 셀 수 없이 많이 만들었다.
그럼에도 잇단 실적 부진 소식과 각종 정치적 논란으로 한 해 내내 고전하면서 창업 100년 행사는 빛이 바랬다.
디즈니가 논란을 무릅쓰면서까지 틱톡과 손을 잡은 이유에 대해선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잭스에쿼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디즈니는 스트리밍서비스(디즈니플러스) 부문에서 5억1200만달러(약 691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넷플릭스·아마존 등 경쟁사들 사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가입자 수가 1억461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올해 야심 차게 내놓은 개봉작 ‘앤트맨과 마스크:퀀텀매니아(마블)’와 ‘엘리멘탈(픽사)’ 등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이런 가운데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틱톡을 홍보 수단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가 지난 11일 상하이 디즈니리조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