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964]소득뿐 아니라 부동산 같은 자산까지 고려해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국제적으로

ironcow6204 2023. 11. 28. 10:32

 

 

 

우리나라 실업률이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를 겪으며 일손 부족 현상을 겪은 일본보다 우리 실업률이 더 낮아졌다. 
60세 넘어서까지 노동시장에 내몰리는 ‘일하는 실버’가 최근 10년 사이 300만명 폭증한 결과다.

 

 


<구직 신청서 쓰는 어르신 - 지난 11일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린 '노인 일자리 채용 한마당'을 찾은 한 구직자가 구직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13일 본지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 실업률은 2.4%(계절조정 수치)를 기록, 8월 치 실업률이 나온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3.8%)·독일(3.0%)은 물론, 우리와 함께 실업률이 낮은 축에 속했던 일본(2.7%)·체코(2.5%)보다도 더 낮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낮은 실업률의 이면에는 나이 들어도 일손을 놓을 수 없는 한국 노인들의 현실, 늘어나는 노인 공공 일자리와 같은 ‘통계 착시’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한국 실업률을 떨어뜨리는 핵심은 ‘일하는 실버’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2013년 9월 347만1000명에서 올해 9월에는 647만7000명으로 10년 만에 300만6000명 불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고령층 인구는 853만7000명에서 1377만5000명으로 523만8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인구 중 취업자를 뜻하는 60세 이상 고용률은 10년 전 40.7%에서 지난달 47%로 뛰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2년 이후 9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일하는 고령층이 늘어나는 것은 노후 대비가 부족한 현실과 맞물려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빈곤율은 37.6%(2021년 기준)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책연구원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소득과 자산으로 진단한 노인 빈곤의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소득뿐 아니라 부동산 같은 자산까지 고려해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은정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OECD 국가에서 남성 공적연금의 평균 소득대체율은 51.8%인데, 우리는 31.2%에 머물러있다”며 “더구나 연금 수급 연령까지 계속 뒤로 밀리면서 고령층 생계비 부족이 심화되고 노동을 팔아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실제 고용률·실업률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하는 ‘통계적 착시’가 많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해마다 불어나는 노인 공공 일자리가 실업률을 줄이고, 고용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는 2018년 51만3000개에서, 올해 88만3000개로 늘었고, 내년엔 103만개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희 KDI 부연구위원은 “노인 공공 일자리가 노인 고용률 통계를 높이는 큰 요인 중 하나라고 본다”고 했다.

 

 




공무원 시험 등 원하는 일자리를 위해 오래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도 실업률을 낮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 

청년들은 학업 등으로 구직 활동을 할 수 없는 시기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고용률과 실업률 통계에서 빠진다. 
그러다 공무원 시험에 원서를 접수하면 구직자로 분류되면서 실업자 통계에 잡힌다. 
공무원 원서 접수 시기에 따라 청년 실업자 수가 널뛰는 이유다. 
한요셉 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청년 일자리 등에 ‘통계적 착시’가 있다고 본다”며 “우리나라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대면 서비스가 급증한 여파까지 더해져 지속 가능할지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2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