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909]100년 전 사라졌던 광화문 월대(月臺)의 동물 조각상 한 쌍을 극적으로 찾았다.
ironcow6204
2023. 10. 13. 14:03
100년 전 사라졌던 광화문 월대(月臺·궁궐의 주요 건물 앞에 설치한 넓은 기단)의 동물 조각상 한 쌍을 극적으로 찾았다.
뜻밖에도 돌조각들은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야외 정원에 전시돼 있었다.
문화재청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생전 소장했던 이 돌조각들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고종 때 축조된 광화문 월대의 맨 앞부분을 장식했던 돌조각 2점이 돌아왔다.
사진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야외 정원에 전시됐던 모습.>
기증받은 조각들은 고종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정문인 광화문 앞에 조성한 월대 중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의 맨 앞부분을 장식했던 서수상(瑞獸像·상상 속 상서로운 동물상) 2점이다.
광화문 월대를 상징하던 핵심적 건축 요소였으나 일제가 1923년 전차 철로를 만들기 위해 월대를 철거하면서 사라진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100년 전 광화문 월대 소맷돌 모습을 찍은 사진.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서수상.
다만 이 사진은 1910년대 서수상 위치가 달라진 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100년 전 광화문 월대 소맷돌 모습을 찍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이 서수상 위치를 나타낸 것이다.
다만 이 사진은 1910년대 서수상 위치가 달라진 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난 3월 말 국민신문고에 “호암미술관에 있는 돌조각이 광화문 월대 조각 같으니 조사해보라”는 시민 제보가 접수됐다.
문화재청 조사 결과 ①최근 발굴 조사에서 확인된 소맷돌(돌계단 옆면의 마감돌) 받침석과 모양과 크기가 딱 들어맞았고 ②서수상의 형태와 규격, 양식 등이 사진 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과거 광화문 월대와 일치해 고종 때 월대를 축조할 당시 사용된 부재인 것으로 판단됐다.
길이는 2m에 이르고, 길게 뻗은 형태로 동물이 엎드려 있는 듯한 모습이다.
조은경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장은 “광화문의 해치상,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등과 양식적으로도 비슷하고,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과 가공 기법 등을 다른 서수상과 비교해 볼 수 있어서 학술적 가치도 높다”고 했다.
<29일 서울 경복궁에서 공개된 광화문 월대 서수상 앞모습. 임금이 다니는 길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돌조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