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카이막
ironcow6204
2023. 8. 29. 11:08
‘카이막’이 뭐야? 매일 아침 맛보는 천상의 크림!
튀르키예 전통 디저트… 빵에 발라 먹는 달콤한 아침 식사
폭우도 이 ‘음식’에 대한 열정은 못 막았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역 인근 ‘터키이스탄불문화원’엔 쏟아지는 장맛비에도 수강생 8명이 전원 출석해, ‘카이막(kaymak)’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2021년 초 주 1회로 시작했던 이 수업은 밀려드는 수강생 문의에 최근 주 7회로 수업 시수를 대폭 늘렸다. 그럼에도 대부분 클래스가 만석이다.
<튀르키예에선 피스타치오 가루가 뿌려진 카이막을 전통 빵 ‘피데’와 함께 즐겨 먹는다.>
식재료 배달 업체 마켓컬리는 지난 3월 17일부터 26일까지 카이막을 한정 판매했다.
이 기간에만 컬리에서 ‘카이막’이 10만번 검색되며, 약 1억2800만원어치가 판매됐다. 이후 상시 판매 중이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엔 ‘카이막’이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5만3000여 건이다.
지금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카이막?’이 아니라 ‘카이막!’이라면, 미식 트렌드에 상당히 민감한 소비자가 맞는다.
카이막은 튀르키예 전통 음식으로, 우유 등을 오랜 시간 끓여서 모은 지방층을 크림처럼 굳혀서 만든 유제품이다. 튀르키예에선 카이막에 꿀, 견과류 등을 곁들여 빵과 함께 아침으로 즐겨 먹는다.
국내에선 2019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튀르키예 현지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천상의 맛”으로 극찬하며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당시 백 대표는 “터키 여행하고 한국 들어가면 제일 생각나는 게 카이막”이라며 “최상급의 기가 막힌 버터와 정말 어마어마하게 고소한 잘 만든 생크림, 이 두 개를 더해서 곱하기 3한 맛”이라고 했다.
최근엔 한국에서도 카이막 만나는 게 어렵지 않아졌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에 문을 연 ‘흑해’는 이름 그대로 흑해 연안에 살았던 튀르키예인 데미르 세비귤(30)씨와 샤러바 디아나씨가 문을 연 가게.
카이막(1만4000원)은 물론이고 메네멘(1만8000원·토마토 달걀볶음)과 같은 튀르키예 대표 아침 메뉴를 판매한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 '흑해'에서 맛볼 수 있는 카이막.>
세비귤씨는 “미식의 나라인 튀르키예의 음식과 문화를 알려주고 싶어 문을 열었다”며 “재료의 한계 등으로 현지와 완전히 같은 맛은 어렵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튀르키예에선 카이막을 만들 때 지방층이 풍부한 ‘물소젖[乳]’을 대개 사용한다.
한국은 이를 구하는 게 어려워 우유와 함께 생크림을 쓴다.
세비귤씨는 “대량으로 만들면 물이 생기는 등 꾸덕한 식감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매일 소량으로 만들어 13시간 이상 숙성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본점이 있는 ‘샌드커피 논탄토’는 백 대표 언급 전부터 ‘카이막 토스트(7500원)’를 판매해왔다.
‘샌드커피(5000원)’는 곱게 간 커피 원두를 제즈베(Cezve)란 기구에 넣고, 300~400℃로 달궈진 모래 위에서 끓여 마시는 튀르키예식 전통 커피.
김광수(36) 대표는 “샌드 커피와 어울릴 만한 메뉴를 찾다가, 튀르키예 지인과 함께 한국에 맞는 카이막 레시피를 개발했다”며 “처음엔 외면도 많이 당했다.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 등이 어려워지면서 이색적인 맛을 원하는 손님들의 방문이 많아졌다”고 했다.
서울 이태원 터줏대감인 튀르키예식 베이커리 ‘알페도’에서도 ‘카이막 세트 메뉴(9800원)’를 판매한다.
<‘샌드커피 논탄토’에서 판매 중인 ‘카이막 토스트. 꿀을 뿌린 카이막을 빵에 듬뿍 올려 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