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804]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로 주요국 중 최악 수준인데도 100세 인생을 기대하는
ironcow6204
2023. 7. 14. 09:25

한국이 얼마나 늙었는지 나타내는 고령화율(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작년 말 17.5%로, 일본(29.9%)보다는 아직 낮다.
하지만 2045년엔 일본을 추월해 전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
이런 정해진 미래를 앞두고, 한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1일 본지가 SM C&C 설문 조사 플랫폼인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성인 남녀 5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60대 성인 남녀 절반이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답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로 주요국 중 최악 수준인데도 100세 인생을 기대하는 사람이 전체의 50.1%나 됐다.
‘100세까지 살고 싶다’는 응답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22%에 불과한 일본의 조사 결과와는 사뭇 결이 달랐다.
본지 설문 조사와 일본 호스피스 재단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3월 발표한 조사를 토대로 비교해 봤다.

본지 설문 조사에선 응답자의 50.1%가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조금이라도 더 인생을 즐기고 싶어서’가 31.9%로 가장 많았고, 후손이 크는 걸 보고 싶어서(24.3%), 세상이 발전하는 걸 보려고(22.1%) 등이 뒤를 이었다.
‘100세까지 살기 싫다’는 응답자들은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49.8%), 몸이 약해질까 봐(47.9%), 경제적 불안감(36.1%)’ 등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일본은 응답자의 22%만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78%는 ‘100세까지 살기 싫다’고 답했다.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59%), 몸이 약해질까 봐(48.2%), 경제적 불안감(36.7%) 등이 이유였다.
사토신이치(佐藤眞一) 오사카대 명예교수는 “일본은 오래 살게 되면 결국 남에게 돌봄을 받게 되고, 이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있다”면서 “100세 장수에 대해 양국의 생각이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한국도 일본처럼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작년 기준 일본의 100세 이상 인구는 약 9만명으로, 우리나라보다 10배쯤 많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100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주변에서 접할 기회가 많아서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는 걸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면서 “무전·무위·무연의 삶을 리얼하게 지켜봤던 일본에선 100세 삶을 마냥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 리스크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 이를 실감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