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773]카테나치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 축구 무대에서 한국에서 온 선수가
ironcow6204
2023. 6. 22. 09:39
한국인 수비수가 수비 축구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적 후 바로 주전을 꿰찬 그가 우승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은 현지에서도 이견이 없다.
‘카테나치오(Catenaccio·빗장 수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 축구 무대에서 한국에서 온 선수가 ‘통곡의 벽’ ‘철기둥’이라 불리며 수비 축구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다.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가 5일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후 팬들에게 둘러싸인채 기뻐하고 있다>
김민재(27·나폴리)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 리그 세리에A 우승컵 ‘스쿠데토(작은 방패라는 뜻)’를 품에 안았다. 나폴리는 5일 우디네세와 벌인 2022~2023시즌 리그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25승5무3패로 승점 80. 5경기가 남았지만 2위 라치오(승점 64)에 승점 16을 앞서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했다.
유럽 중앙 무대에 도전한 것. 이탈리아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는 세 번째.
안정환(47·2000년 페루자), 이승우(25·2017년 엘라스 베로나) 다음이다. 수비수는 처음이었다.
그는 국내 K리그와 중국, 튀르키예 무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탈리아까지 통할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기우(杞憂)였다.
<김민재 머리도 하늘색으로 - 김민재가 우승 확정 후 나폴리 상징 하늘색으로 머리를 물들였다.>
김민재는 프리시즌 경기부터 선발로 나서더니 개막 후 부동의 주전으로 뛰며 첫 15경기 무패(13승2무)를 이끌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64) 나폴리 감독은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김민재는 나폴리가 지금까지 치른 리그 33경기 중 32경기를 소화했다. 1경기는 스팔레티 감독이 쉬라고 일부러 뺐다.
기록상으로도 그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리그 경기 중 공격수에게 드리블 돌파를 5회만 허용했는데, 일정 기준(24경기) 이상 뛴 수비수 중 가장 적다.
공중볼 경합이나 태클 능력도 ‘월클(월드 클래스)’이다.
김민재는 원래 시즌 전 첼시로 이적한 핵심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32) 빈자리를 메우려 데려온 자원이다.
팀은 반신반의했으나 그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이탈리아 수비수 전설로 치는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57), 주세페 베르고미(60·이상 은퇴)도 김민재 경기를 보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폴리의 수비수 김민재가 지난 4월 12일 밀라노에서 열린 AC 밀란과 SSC 나폴리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축구 경기에서 수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