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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표가 10만원까지 껑충… 3년 만의 연고전 ‘티켓 전쟁’

ironcow6204 2023. 1. 3. 11:53

 

 

[핫코너] 공짜표가 10만원까지 껑충… 3년 만의 연고전 ‘티켓 전쟁’

어제 시작… 코로나 학번 몰려
암표·온라인 거래소까지 등장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대학 간 스포츠 정기전인 ‘연고전’이 28일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2일간 축구·농구·야구·아이스하키·럭비 등 5종목을 겨루는 행사로, 고려대가 주최하는 짝수 해에는 연고전, 연세대가 주최하는 홀수 해는 고연전으로 부른다.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정기 연고전’의 야구 경기에서 붉은색 계열 옷을 입은 고려대 학생들(왼쪽)과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은 연세대 학생들(오른쪽)이 힘차게 응원하고 있다.>

 

이번 연고전은 올해 신입생뿐만 아니라 코로나 사태 때 대학에 입학하는 바람에 한번도 연고전을 보지 못했던 이른바 ‘코로나 학번’ 학생이 대거 몰리면서 일찍부터 표 구하기 경쟁이 뜨거웠다. 
축구·야구·럭비는 입장권이 별도로 없지만, 아이스하키와 농구는 경기장 크기가 작아 학생회 측이 입장권을 발행해 인원을 제한한다. 
그런 탓에 두 종목 입장권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표 값이 한때 1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까지 대학별로 마련된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잠실에서 농구 입장권 1장 5만원에 팔아요” “빙구(아이스하키) 떨이로 팔겠다. 먼저 가격 제시해달라”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농구와 아이스하키 경기 입장권은 공급보다 수요가 월등히 많아 원천적으로 매매를 막기가 어렵다”며 “확인되는 대로 거래하는 학생을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했다.


실시간 입장권 거래소를 온라인에 만든 사람도 나왔다.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티켓 거래소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링크 하나가 첨부돼 있다. 
링크를 클릭하면 실시간으로 경기 종목과 그 종목을 볼 수 있는 입장권 가격이 올라와 있다. 
“연고전 농구 티켓 5만원에 매도 주문 넣습니다”라는 식으로 운영자에게 연락을 하면 표를 구하는 사람과 연결해주는 식이다. 
자신을 연세대 16학번 재학생이라 밝힌 거래소 운영자 A씨는 “무료로 즐겨야 할 학교 행사를 학생들이 5만~6만원씩 부담하며 겨우 참가하는 게 답답했다”며 “암표를 막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터무니없는 가격 대신 적정한 시장 가격이 맞춰지도록 거래소를 운영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암표까지 등장하는 상황이 행사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우려가 나왔다. 
고려대 4학년생 유모(24)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기대해왔던 행사인데, 나도 코로나 학번인데 앞으로는 취업 준비를 해야 해 이번 연고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돼 아쉽다”면서 “농구 경기는 꼭 보고 싶었는데 암표가 너무 비싸 엄두도 못 냈다”고 말했다.(2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