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스팸 박물관
ironcow6204
2022. 12. 1. 19:18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51] 스팸 박물관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미국 미네소타주 오스틴시에 호멜(Hormel)사가 있다.
각종 포장 식품을 세계 80여 국에 수출하는 대형 식품 기업이다.
경제 공황 시기였던 1927년, 창업자의 아들 제이 호멜이 독일인의 도움을 받아 돼지의 비선호 부위인 엉덩이와 어깨 살을 이용한 통조림 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1937년에 직사각형의 알루미늄 통에 진공 포장된 가공육 스팸(SPAM)을 출시했다.
‘(부패로부터) 정지 버튼이 눌러진 고기’라는 표현처럼 몇 년간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하여 ‘신비로운 고기(Wonder Meat)’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스팸박물관 내부의 한국관 전시.
미군이 주둔했던 우리나라에서 스팸은 도시락 반찬으로, 또 부대찌개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인들 중에는 한 번도 스팸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건강한 음식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외면받은, 싸구려로 취급되는 식품이다.
스팸의 유행은 전쟁과 관련이 깊다.
간편한 군사 보급품이었던 까닭에 동맹국의 병사들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영국은 스팸을 2차 대전의 ‘승전 음식’으로 기억해서 지금도 펍(pub)에서 안주로 판매한다.
<스팸박물관(SPAM Museum) 외부의 푸드 카트.>
미군이 주둔했던 일본, 필리핀, 그리고 스팸을 넣은 김밥 ‘무수비(Musubi)’를 탄생시킨 하와이 등의 지역에서 보편화되었다.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다.
1970년대 스팸이 진열되어있던 도깨비시장의 풍경은 이제 하나의 추억이 되었지만 여전히 도시락 반찬으로, 또 부대찌개의 재료로 인기가 높다.
이번 추석에도 스팸 선물 세트는 어김없이 높은 판매를 기록할 것이다.
<스팸박물관 전시. 제품 탄생의 역사, 가공 과정과 재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