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읊어 보니
[3102]혀 / 권오범
ironcow6204
2022. 8. 23. 11:52
혀
권오범
육신의 안녕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라서
청렴결백하게 옥석을 가리라고
조물주가 지정해준 음식물 들머리 엄지가락
볼 수 없어
짐작만으로 더듬거리지만
한번 경험한 맛은
숟가락 놓을 때까지 기억하리라
척척한 굴속에 갇혀
평생 누워지내려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리하여 바깥일까지 참견하고 싶은 것이다
하여간 참을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
침묵훈련을 시켜야 한다
까딱하면 묘혈을 파는
간사하기 그지없는 것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