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389]넷플릭스가 올 하반기 새 영화 최소 두 편을 수천개 스크린에서 적어도 45일 상영하는데
ironcow6204
2022. 7. 12. 09:57
넷플릭스와 극장은 땅따먹기하듯 서로 시장을 빼앗아온 앙숙이었다.
극장 업계는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관객을 도둑질해가는 천적이라 여겼다.
어차피 영상 콘텐츠 소비의 미래는 자기들 방식에 있다고 믿는 넷플릭스는 오만했다.
하지만 오래 끌어온 코로나의 끝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런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넷플릭스가 올 하반기 새 영화 최소 두 편을 수천개 스크린에서 적어도 45일 상영하는데 극장 업계와 의견 접근을 이뤄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탐정 시리즈물 ‘나이브스 아웃’의 속편과 ‘바벨’ ‘버드맨’ 등으로 칸과 오스카를 휩쓸었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새 작품이 그 후보로 거론된다.
<극장은 관객을 끌어들일 새 영화가, 넷플릭스는 구독자 감소를 극복할 탈출구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양측 셈법이 맞아떨어지면서, 하반기 탐정 추리물‘나이브스 아웃’속편 등 넷플릭스 영화는 극장에서 먼저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영화‘나이브스 아웃’.>
그동안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오리지널 영화를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특히 각종 영화제에서 선전한 거장의 작품이나 예술영화의 경우<그래픽>엔 제한적이나마 극장에 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기존 할리우드 제작사들의 영화처럼 세계 시장에 수천~수만개 스크린 규모로 동시 개봉하는 일은 없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스트리밍 공개 전 극장에서 독점 상영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한 의견 차이였다.
OTT 등장 이전 극장들은 새 영화가 DVD 판매나 인터넷 TV 같은 부가 판권 시장으로 넘어가기 전 최소 90일 이상 극장 상영 기간을 보장받았다.
OTT 등장 이후에도 극장 업계는 이 기간을 최소 60일 이상으로 지키려 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고 극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었다.
넷플릭스는 2019년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을 개봉하면서 미국 내 3위권 극장 체인 시네마크와 독점 상영 기간 45일을 보장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이때도 1~2위 극장 체인들은 이 합의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하비 키이틀, 조 페시가 출연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2019년작 영화 '아이리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