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384]미술 시장에 유통되는 부정확한 정보 대신 객관적 지표를 생산하기 위해
ironcow6204
2022. 7. 9. 16:34
“솔직히 신뢰하기 어렵죠.”
지난 일요일 폐막한 ‘아트부산’은 올해 매출액을 국내 아트페어 역사상 가장 높은 760억원으로 발표했다.
행사가 끝난 지 채 하루도 안 돼 참여 갤러리 133곳의 판매 현황을 종합해 지난 16일 오전 발표한 것이다.
아트부산 측은 “매일 전시장에서 판매 작품과 가격을 확인했고 VIP 컬렉터 및 온라인 판매 플랫폼까지 조사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에 응한 다수의 갤러리 대표들은 “매출액을 확인해 간 사무국 직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황당한 실수도 확인됐다.
팔리지도 않은 13억원짜리 백남준 작품이 판매됐다고 집계된 것이다.
지적이 나오자 아트부산은 “온라인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며 매출액을 746억원으로 축소해 다시 발표했다.
미술 시장 활황 속에서 아트페어마다 “역대 최고 매출”을 부르짖으면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세무 당국이 나서지 않는 한 구체적 검증이 어려운 수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한국국제아트페어’(650억원) ‘화랑미술제’(약 177억원)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약 250억원) 등이 자체 매출 기록을 잇따라 경신했다.
전년 대비 2~4배 폭등인 데다, 대개 행사 종료 하루 만에 발표한 숫자다.
한 국내 중진 갤러리 대표는 “시장 분위기가 뜨거운 건 사실이지만 과장이 심한 것 아니냐는 주변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외국 갤러리의 경우 판매액을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여러 경로로 입수한 정보로 추산치를 낸다”고 했다.
‘비공인 신기록’ 남발에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달 벡스코에서 열린 제11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풍경. 주최 측은 방문객 숫자를 10만명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