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베어 마켓(bear market)
ironcow6204
2022. 6. 22. 10:23
코스피의 심리적 저지선인 2600이 17개월 만에 무너졌다.
10일 코스피는 장중 2550까지 내려갔다가 전일보다 0.6% 하락한 2596.56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860선이 깨졌다. 이날 새벽 마감한 미국 뉴욕 증시도 3거래일 연속 급락세가 이어졌다.
S&P500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이 붕괴했다.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30여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리겠다고 시사한 이후 시장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코로나 봉쇄라는 악재가 겹친 가운데 연준까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 경제가 침체하고 자산 가격의 ‘거품’이 붕괴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증시를 끌어내리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추가로 두 차례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겠다고 시사한 이후 3거래일 동안 S&P500지수는 7.2%,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0.6% 하락했다.
시장 불안에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서 10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2.4원 오른 1276.4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고점을 돌파했다.
가상 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은 10일 한때 전일보다 10% 넘게 하락해 3만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3만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제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동안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는 9일 보고서에서 “긴축적인 금융시장 환경과 줄어드는 거래량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증시 반등도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10일 “베어 마켓(bear market·약세장)의 속삭임이 점점 크게 변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연준 내부에서도 과격한 긴축이 불러올 경제 충격을 우려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연준은 9일 공개한 반기(半期) ‘금융 안전 보고서’에서 “금리 급등이 경제를 크게 해칠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이어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잇달아 발생하고 여기에 경제 활동의 저하가 동반된다면 금융 시스템에도 악영향이 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가 지나치게 오를 경우 실업자가 늘어나고 주택 가격 하락, 기업 파산 등 연쇄적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했다.
시장에 대해선 “금리 급등이 변동성을 더 키우고 (주식 등) 위험 자산의 가격에 큰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가 10일엔 전일보다 15% 급등하는 등 시장의 공포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닷컴 버블'이 극에 달했던 2000년 이후 처음으로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1970년대 말 연준이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을 때 실업률이 10%를 넘어가는 등 고용 시장이 초토화되고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데이비드 라이트 시에라인베스트먼트 창업자는 로이터에 “지금의 경제 여건은 연준이 경기 침체를 유발했던 1981년과 유사하다.
닥쳐올 베어 마켓에 대비해 나는 최근 주식을 팔고 그 돈을 (안전한) 국공채로 옮겨 놓았다”고 했다.
파월은 지난 회견 때 “가계 지출과 기업 투자가 견고하다. 경기 침체를 암시하는 증거는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이 ‘발작’ 수준으로 하락할 조짐을 보이면서 연준이 파월의 예고대로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대두하고 있다.
경제에 지나친 충격이 유발될 조짐이 보일 경우 연준도 긴축에 속도를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시장의 또 다른 ‘희망’은 인플레이션 완화다.
11일(현지 시각) 발표되는 미 4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41년 만에 최고치였던 전월(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보다는 다소 낮아진 8.1%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 “공급망 차질이 다소 해소될 조짐이 보인다.
연준 인사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220511)
키워드: 베어 마켓(bear market)
주가가 하락하고 있거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세장.
공식적인 정의는 없지만 통상 전고점 대비 20% 정도 내려가면 베어 마켓이라고 부른다.
곰(bear)이 싸울 때 앞발을 아래로 내려찍는 자세를 취하는 데서 유래했다.
반대로 황소(bull)는 싸울 때 뿔을 위로 치받기 때문에 상승장을 불 마켓(bull market)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