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360]비대면 진료가 동네 병원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비대면 진료 합법화를 반대해왔던

ironcow6204 2022. 6. 21. 10:33

 

 

 

국내 1위 비대면 진료 앱 ‘닥터나우’의 400만건 데이터에는 국민이 비대면 진료를 어떻게 활용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닥터나우는 한양대 의대 출신인 장지호 대표가 2019년 창업했다. 이듬해 12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3월 기준 월 이용자는 82만명으로, 현재 30여 비대면 진료 앱 가운데 1위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비대면 진료 관련 현황 파악을 위해 지난달 18일 이 회사를 찾기도 했다.

 

 

<비대면 진료하는 의사 - 지난 2월 서울 한 병원 의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정부가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지난 2년 한국 사회에서는 약 1000만 건의 비대면 진료 실험이 이뤄졌다. 
법으로 막혀 있는 비대면 진료를 상시화하자는 논의가 정부·국회를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비대면 진료는 전(全) 연령이 고루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나우의 서비스 초기만 해도,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가 주 이용자였다. 
2020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이용자 중 2030세대가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점점 줄어 올 1분기엔 68%까지 내려왔고, 대신 40대 이상 비율이 전체의 32%로 커졌다. 
최연소 이용자는 만 0세인 영아, 최고령은 만 101세였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가족 대리 접수 기능이 있어,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들이 가입해 노부모나 어린 자녀의 비대면 진료를 주선해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질병 유형에선 ‘비대면’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감기(29%)나 피부염(26%)처럼 경증, 만성 질병이 1~2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병원을 찾기 꺼리고, 경미한 증상이라 간단한 문진과 처방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 질병에서 환자들이 압도적으로 비대면을 택한 것이다. 
피부염은 여드름·습진·아토피 등으로 10~20대에서 환자가 몰렸다. 
공동 3위는 탈모(11%)와 질염(11%)이었다. 
닥터나우 측은 “타인 시선 때문에 병원 가기를 망설이는 대표적인 질병인데, 비대면을 통해 숨겨진 수요가 드러난 것으로 본다”며 “같은 증상으로 주기적으로 약 처방만을 원하는 환자들도 비대면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남성은 성기능 장애, 여성은 생리통 증상을 비대면으로 진료받은 경우도 많았다.

 

 




닥터나우의 비대면 진료는 전국 1000여 곳의 제휴 병·의원과 약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앱에서 ‘거리순’ 혹은 ‘리뷰 많은 순’으로 병원을 골라 전화·화상 등으로 비대면 진료를 받으면, 환자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제휴 약국으로 처방전이 자동 전송된다. 
환자는 약을 직접 찾을 수도 퀵·택배 당일 배송을 받을 수도 있다.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 어디서든 진료가 가능한 셈이다. 
지역별 이용자는 현재 수도권이 70%, 비수도권이 30% 수준이다. 
닥터나우 측은 “처방약 당일 배송 권역이 기존 수도권, 6대 광역시에서 점차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비수도권 이용자도 지난 1년 새 9배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는 기존 질서를 빠르게 파괴하고 있다. 
지역 간 경계를 허물면서 지방 병원이 서울·경기 환자를 받아 활력을 찾은 사례도 있다. 
전남 땅끝마을 해남에서 외과를 하는 김동식 원장은 지난 2월 본인 블로그에 “오전에 비대면으로 진료한 14명 환자 대부분이 경인 지역 환자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병원 리뷰’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무작정 찾아가지 않고도 미리 병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실력 있고 친절한 의사란 호평을 받으면 시골에 있는 동네 병원이라도 수도권 환자를 받을 수 있고, 병원 앞 ‘명당’에 위치하지 않은 약국들도 처방전을 받을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비대면 진료가 동네 병원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비대면 진료 합법화를 반대해왔던 의사 협회는 입장을 선회해 ‘사실상 수용’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약사 단체는 ‘비대면 진료, 약 배달이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2019년 416억달러에서 2027년 3967억달러(약 502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22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