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국 최대 양식 멍게 산지인 경남 통영의 멍게수협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 24일까지 이곳에서 위판된 알멍게(껍질을 제거한 멍게)는 56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0여t의 절반 수준이다. 보통 멍게는 2~6월이 수확 시기인데, 이 추세라면 지난해 전체 위판량인 144t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협 관계자는 “평년 수준인 2020년 알멍게 위판량이 413t이었는데, 작년엔 그 3분의 1 정도에 그쳐 ‘최악의 흉작’이라고 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남해안에선 5m가량의 줄에 어린 멍게를 매달아 바닷속으로 늘어뜨려 키우는 방식(수하식)으로 멍게를 양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양식을 통해 생산된 멍게는 총 1만7400t인데, 이 중 72.1%가 통영·거제 등 경남 남해안에서 났다.
멍게 양식업자들은 작년 고수온 탓에 멍게가 대량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멍게가 자라는 데 적정 수온은 5~20도 다. 멍게는 수온이 24도를 넘어서면 먹이 활동이 감소해 성장이 느려지고, 껍질이 쪼그라들거나 표면에 균이 생겨 폐사하게 된다. 작년 여름 경남 일대 해역에서는 28도에 도달하는 고수온 현상이 40일 넘게 이어졌다. 고수온에다 산소량이 부족한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발생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빈산소수괴는 양식 수산물의 질식사를 유발한다.
정두한 멍게수협 조합장은 “고수온 등 이상기후로 2년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출하를 할 2년산 멍게뿐만 아니라 내후년 출하할 어린 멍게까지 폐사해 앞으로 후유증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급이 달리자 멍게 가격은 알멍게 기준 kg당 2만3000원 수준으로 지난해 1만3000~1만5000원보다 크게 올랐다.
미더덕도 같은 이유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경남 창원시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진동만 미더덕 생산량이 올해 1500t 정도로, 평년 수준(약 3400t)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22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