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22]소주 한 병, 맥주 두 병 이른바 ‘소맥 1세트’가 1만5000원을 넘는 경우가 잇따르자,
ironcow6204
2022. 5. 25. 10:47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예슬(28)씨는 최근 친구들과 저녁 술자리가 생길 때면 양주를 사서 들고 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본다. 지난달 중순에도 친구 넷과 서울 강남구 고깃집에 모였을 때 집 근처 주류 마트에서 양주 ‘글렌피딕 12년’을 7만원에 사서 가져갔다고 했다. 김씨는 “소주와 맥줏값이 너무 올라 4명이서 소맥(소주+맥주)을 마시면 이제 술값만 1인당 1만5000~2만원 나오는 일이 예사”라며 “이럴 바에 돈을 더 보태 좋은 술을 즐겁게 먹고 일찍 집에 가자는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즐겨 찾던 소주, 맥줏값이 최근 잇따라 오르자 “차라리 양주나 와인을 마시겠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주류 마트나 대형 마트에서 고급 주류를 직접 고르고, 별도 비용 없이 주류를 들고 갈 수 있는 ‘콜키지 프리’ 식당들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이런 젊은 층이 많아지면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콜키지 프리를 내세운 식당 역시 늘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 소주, 맥줏값은 상승세다. 도심에서 소주와 맥주가 1병당 5000원 안팎하고, 강남 등 일부 상권에서는 6000원 안팎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달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이 소주나 맥주 출고 가격을 잇따라 인상한 후 식당 술값도 덩달아 올랐다. 소주 한 병, 맥주 두 병 이른바 ‘소맥 1세트’가 1만5000원을 넘는 경우가 잇따르자, 아예 2만~3만원 안팎의 와인을 직접 사 들고 식당에 가는 사람들도 나온다. 조모(27)씨는 최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인근에서 3만6000원짜리 화이트와인 한 병을 사서 친구와 만났다. 조씨는 “와인은 소맥보다 맛도 좋고 대화를 하며 오래 마실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다”면서 “코로나를 겪으면서 술을 예전처럼 많이 먹는 분위기도 사라졌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술 자체의 맛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주는 맛도 외형의 변화도 크지 않은 ‘식상한 술’일 수 있는데 가격마저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22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