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1319]경찰과 달리 소방의 경우 현재 수련원이 전국에 한 곳도 없다.

ironcow6204 2022. 5. 24. 09:55

 

 

 

경찰이 작년 말 경남 남해에 415억원을 들여 11번째 경찰 수련원을 짓기로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경찰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합천 출신인 김창룡 경찰청장의 고향 주변이라서다. 그는 오는 7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경찰청장 고향 근처에 경찰 수련원이 생기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김 청장 전임자인 민갑룡 전 경찰청장도 재임 중 전남 신안에 10번째 경찰 수련원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에는 예산 200억원이 책정돼 있는데, 민 전 청장도 고향이 전남 영암이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선 “전·현직 청장이 경쟁적으로 자신의 고향 근처에 선심성 사업처럼 수련원을 무리하게 유치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서울 서대문 경찰청.>

 

 

경찰수련원은 워크숍 같은 행사를 위한 시설이지만 평상시에는 숙박 시설로 이용되는 일종의 복지 휴양 시설이다. 
전·현직 경찰들은 1박당 2~3만원을 내고 이 시설에서 묵을 수 있다. 
경찰은 1990년 강원 강릉에 1호 경찰수련원을 연 것을 시작으로 대천·변산·통영·진도·영덕·제주·강화·제천 등 전국 곳곳에 수련원 9개를 두고 있다.


이 중 2019년 완공한 충북 제천 경찰수련원도 이 지역 출신인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퇴임 직전인 2012년 사업을 확정했다. 
그는 2015년 제천·단양 지역구의 국회의원 후보 출마 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에서 “경찰청장 재임 당시 경찰수련원 입지를 제천으로 직접 결정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고향 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 경찰 고위 인사는 “잇따라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청장이 의도를 갖고 자기가 원하는 지역에 수련원을 짓는다는 오해를 받을 여지가 있어 부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특히 민갑룡 전 청장 시절에 짓기로 한 전남 신안 수련원은 당초 2023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경찰이 남해 수련원을 짓겠다는 예산 415억원을 요구하자 경찰이 무리하게 수련원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과 달리 소방의 경우 현재 수련원이 전국에 한 곳도 없다. 
소방공무원 수는 6만4000명으로 경찰공무원 수(약 13만명)의 절반에 달하지만 수련원은 소방은 0개, 경찰은 9개다. 
작년 말에야 처음으로 강릉에 소방공무원을 위한 수련원을 짓기로 확정만 된 상황이다. 
작년 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현실적으로 소방청 같은 경우는 수련원을 만들어 달라고 계속 요구했는데 반영이 안 돼 있다”며 “지금 경찰은 강릉, 신안 수련원을 증축했는데 이게(수련원) 하나 더 추가돼서 굉장히 난감하다”고 했다.


경찰청장 고향 부근에 수련원이 잇따라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 경찰청은 “청장 의지와 무관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수련원이 노후되고 규모가 작아 실질적으로 경찰 인력의 워크숍 진행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추가로 유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역 선정 근거와 절차, 관련 회의록 등이 있는지 묻자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남해 수련원과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를 두고 막판까지 고민을 했는데 경찰 출신인 장충남 남해군수가 수련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직전에 전남 신안에 유치됐기 때문에 지역을 고려해서도 남해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며 “현 청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2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