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자기가 다니는 대학교 여학생들이 도무지 마음에 차지 않았다. 
여학생들이 하나같이 "너무 어리석고, 천박하고, 멍청하거나, 말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밖에도 끊임없이 이러쿵저러쿵 불평을 늘어놓았다.
어느 날 그 친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완벽한 여자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찾아 헤맨 여자를 발견했다는 그 어마어마한 뉴스를 전하면서도 통 즐거운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뭐가 잘못됐나 ?" 내가 물었다. 
"완벽한 여자를 찾았다고 하지 않았어 ?"
"찾았지" 친구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완벽한 남자를 찾고 있단 말이야."

 

 

 




싼타 바바라의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상담교사 자격을 얻기 위하여 나는 그룹토론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 모임의 사회자는 참가자들의 가식 없는 정직한 대답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 나온 데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 
그는 한 젊은이에게 물었다.
"좋습니다. 아주 마음이 편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어깨는 어째서 그렇게 움츠러들어 있지요 ?" 
사회자가 따지고 들었다. 
그 학생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마음이 불안하다고 실토하였다.
다음은 조용히 앉아 있던 젊은 여성의 차례였다. 
그 여학생은 두 팔로 무릎을 감싸고, 몸을 동그랗게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굉장한 기분이에요." 여자가 당당하게 말했다. 
"오늘은 아주 멋진 날이었거든요"
"이 학생의 경우가 바로 어떤 사람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아닌가를 드러내는 '보디 랭귀지'의 완벽한 예입니다." 
사회자는 득의만면해서 외쳤다. 
"학생이 만약 그렇게 기분이 좋다면, 어째서 그런 모양으로 앉아 있습니까 ?" 하고 그는 물었다.
"자리에 않다가 그만 슬랙스가 찢어져 버렸어요." 
여학생은 얼굴을 붉히며 종알거렸다. 

 

 





작곡과 교수인 내 친구는 음조를 정확히 알아맞히는 재능이 있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그러한 재능이 음악세계 밖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내가 몰고 다니는 저 고물차를 보게나." 친구는 머리로 자기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속도계가 고장이 났거든. 그래서 차 뒤쪽에서 나는 배기음을 듣고 속도를 가늠한다네. 그 소리가 E플랫이면 시속 40km고 배기음이 G로 올라가면 65km지. 그리고 B플랫만 넘지 않으면 딱지를 뗄 염려는 없다네." 

 

 





몇 년 전 알몸으로 줄달음치는 이른바 스트리킹이란 것이 각 대학에서 유행할 때 였다. 
우리 대학에도 스토리킹을 한 학생이 하나 있었다. 
그 학생은 도서관의 남자화장실에 들어와서는 옷을 홀랑 벗고 복도를 지나 시원한 밤공기를 가르며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왜 그 친구를 막지 않았어 ?" 
도서관 입구에 앉아 들고나가는 책을 체크하는 건장한 남학생을 보고 도서관장이 나무랐다.
"책을 한 권도 들고 있지 않던걸요." 그 남학생의 대꾸였다. 

 

 





내가 근무하는 도서관의 보조 사서들은 나보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인데,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어느 날 학생들이 통닭을 사는 문제에 관해 논쟁하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 
어떤 학생이 말했다. "수탉을 먹어 본 사람은 없을걸."
"먹는 사람들이 있어요." 내가 반론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엄마." 그 학생이 말했다.
"수퍼마켓에서 수탉을 살 수가 없잖아요"
"포장을 끝낸 수탉이 수퍼 마켓에 도착하면 어느 것이 수탉고기인지 알 도리가 없지." 나는 웃으며 대꾸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 학생이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엄마, 포장 속에는 닭 가슴살이 있잖아요." 

 

 





대학에 다니는 아들 리처드는 밤잠이 없는데다 아침 잠이 많은 아이라 자기가 듣는 강의가 모두 낮 12시나 되어야 시작되는 것을 기뻐했다. 
그런데 마음대로 안되는 게 세상일이라 함께 기숙사 방을 쓰는 친구가 아침 일찍 강의가 있어 그가 맞춰 놓은 자명종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찍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이었다.
새벽마다 통근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남편이 물었다.
"이르다면 몇 시를 이르다고 하는거야 ?"
"일곱 시 반요." 리처드가 대답했다.
"그거야 늦은거지. 네 시 반은 돼야 이르다고 할 수 있지."
그러자 밤잠이 없는 아들 녀석이 이렇게 말했다. 
"그게 어째서 이른거에요 ? 늦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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