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힐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의과대학의 한 교수가 학생들 앞에서 외과수술의 역사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질문의 초점은 위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에 관한 것이었다.
"위의 유문 절제수술을 최초로 성공시킨 사람은 누구죠 ?" 교수가 물었다.
"닥터 빌로스 아닙니까 ?" 어떤 학생이 용기를 내서 대답했다.
"맞았어요. 그럼 그 수술이 왜 필요했는지 아십니까 ?" 하고 교수가 다시 묻자 한 학생이 대꾸했다.
"위암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 수술을 한 해가 몇년이었는지 아십니까 ?"
"1881년이었습니다." 한 레지던트가 대답했다.
"맞습니다. 그 수술은 암으로 인해 장폐색을 일으킨 여자환자가 받았습니다. 자 그러면 그 환자는 어떻게 됐을까요 ?"
한동안 잠잠하다가 어떤 학생이 입을 열었다.
"글쎄요. 지금쯤은 그 환자는 죽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9시 강의시간에 대 가느라고 나는 급히 손가방에 주섬주섬 책을 집어넣고 쾅 닫은 다음 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학교 캠퍼스 안을 횡하게 뛰어가는데 학생 몇이 좀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마침내 강의실에 당도하니 친구 하나가 내 가방을 보고는, "자네 강의시간에 내내 잠을 자기로 작정했나 ?" 하고 물었다.
색깔이 요란한 큰 베개 끝이 가방 사이에 끼여서 강의실로 오는 동안 줄곧 대롱대롱 매달려 따라왔던 것이다.
딸아이는 대학에 가기 위해 집을 떠나면서 자기가 기르던 화초와 금붕어를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내게 맡겼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화초를 가꾸는 일이라면 젬병이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화초들은 금방 시들어 버렸고 나는 이 사실을 딸아이에게 지체없이 알렸다.
어느 날 딸아이가 집에 전화를 걸었다.
창피한 일이지만 금붕어마저 죽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딸아이는 한참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마침내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아빠는 무사하세요 ?"
남편이 여러 가지 엄중한 정밀검사를 받기위해 병원에 있을 때의 일이다.
검사대 위에 누워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간호원이 물었다.
"이스턴 미시간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시던 디지오반니 선생님이 아니세요 ? 1학년 때 선생님한테서 작문을 배웠어요"
긴 침묵이 흐른 뒤 남편은 가까스로 간호원에게 물어보았다.
"그 과목에서 성적이 어땠지요 ?"
"오, 전 B플러스를 받았어요." 명랑한 대답이 들려왔다.
"살았구나 !" 남편이 안도의 숨을 내쉬자 검사가 시작되었다.
아리조나주립대학교에 다니는 내 친구는 인디언들의 수제 사슴 가죽신을 습관적으로 신고 다녔다.
어느 날 아침 중요한 ROTC검열을 받으려 서두르던 친구는 멍청하게시리 그 사슴가죽신을 꿰어 신고 뛰쳐 나갔다.
겸열 장교는 열을 따라 별탈없이 지나다가 그 친구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복장을 아래 위로 유심히 훑어 보았다.
그리고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
"이 꼴로 대체 뭘 하려는건가 ?"
" 녜 ! 중대척후병입니다."
친구가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좋아, 그대로 신도록"
민족한 표정으로 장교는 검열을 계속해 나갔다.
이제 막 대학입학허가서를 받은 딸애가 학고에 제출할 서류에 재대로 적어 넣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가지씩 점검하고 있었다.
기숙사 입사지원서를 훑어보던 나는 그애가 남녀 학생이 같이 쓰는 층에 있는 방을 신청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남녀가 욕실을 공동으로 쓰는 층일거라는 생각이 떠올라 딸애한테 남녀가 구분돼 있는 층을 고르라고 말했다.
딸애는 뭐라고 쫑알거리며 서류를 도로 가져 가서 내용을 고친 다음 내게 돌려줬다.
"선택의 이유" 라는 마지막 설문에 대한 그애의 답 :
"아빠가 그렇게 시켰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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