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은 지독한 훈련광이다.
해 뜨기 무섭게 훈련을 시작해 선수들이 스스로 눈치껏 챙겨먹지 않으면 식사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선수들을 몰아세운다.
국내 최초의 독립구단을 지휘하고 있는 지금도 김 감독의 훈련스타일은 변함이 없다.


재미있는 점은 그 혹독한 훈련을 거의 모든 선수가 소화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는 "이렇게 훈련을 혹독하게 시키느냐"며 불만을 늘어놓던 선수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왜 훈련을 해야하는지 모르다가 이를 깨닫기 시작하면 스스로 움직인다.
그 때부터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경기 때도 마찬가지다. 철저한 계산 속에 선수를 운용한다.
혹사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그를 경험한 선수들은 "결코 혹사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팀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는 묵직한 믿음이 선수와 감독 사이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다 롯데에 둥지를 튼 정대현(33)이 그 예를 들었다.


잦은 등판으로 피로가 쌓인 정대현이 지난해 한번은 '등판시키지 않을테니 쉬어도 좋다'는 코칭스태프의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경기가 박빙으로 진행되자 출격명령이 떨어졌다.
정상컨디션이 아닌데다 마음의 준비도 안된 탓에. 경기에서 결승타를 맞고 패하고 말았다.
휴식일에 등판한 것도 억울한데. 패전투수까지 됐으니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
숙소에 돌아와 화를 삭이고 있는데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날아왔다.


무심코 들여다본 휴대전화 액정 속에는 "대현아. 미안하다"는 김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정대현은 최근 그 상황을 돌이켜보면서 "그 문자를 보는데 뭉클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게으름피우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더라.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진심을 담아 전하는 말 한마디에 선수들은 없던 의욕도 살아난다"고 털어놨다.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야신'의 힘. 가슴과 가슴으로 통하는 배려와 사랑이다. (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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