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눈이 많이 와서 눈구경은 실컷했지만
눈 길에 미끄러져 사고를 당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에도 정태경선생님이 계십니다.
그 분의 따님이 방학을 맞이해 한국에서 지내다
미국으로 출국하기 바로 전날 눈길에 미끄러졌습니다.
그 사고로 팔에 금이 가고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출국과 학사 일정이 연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손녀가 다쳤다는 소식에 시골에서 급하게 올라오신 할머니는
풀이 죽어있는 손녀를 보고는 함께 기도하자고 하셨답니다.
“우리 손녀가 대꿀빡(?)이 뽀사지지 않고 팔이 부러져서 감사합니다.
또 다리몽댕이(?)가 부러지지 않고 팔이 부러져서 감사하고,
궁둥이뼈(?)가 다치지 않아 감사합니다.
또한 밥 먹는 팔이 아니라 왼쪽 팔을 다쳐 감사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두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하던 모녀는
할머니의 유머러스한 감사 기도를 끝까지 듣지 못하고
박장대소 포복절도로 웃음보가 터졌다고 합니다.
말투도 말투지만... 기도 내용이 긍정과 감사로 가득찬 것이 인상적입니다.
유머는 긍정에서 나옵니다.
상황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은 엄청난 능력입니다.
작년 이맘때 아내와 함께 성산일출봉에 오르다 새끼손가락이 부러졌던 때가 떠오릅니다.
넘어진 아내가 말했지요.
"그대도 다행이야.. 다른 손가락들은 모두 멀쩡해서.."
아내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저도 맞장구쳤지요.
"그래도 다리몽둥이가 안부러져서 다행이야..그치?"
"이야... 이 정도면 보험료 많이 나오겠다..."
유머로 긍정의 튀밥을 튀겨내며 마구 웃었었지요.
인생.. 뭐 별거 있나요? 피할 수 없다면.........유머로 즐겨버리는수밖에...